예당호와 용우물 스토리텔링
옛날부터 예산의 용들은 푸른 산과 황금들판에서 살고 있다.
그 중 예산을 대표하는 용은 푸른 산에 기대어 사는 청룡과 넓고 넓은 황금 들판에 깃들어 사는 황룡이다. 예산을 지켜주는 이 두 용(龍)의
기운으로
예산은
늘 풍요를 누렸고,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나오는 땅이 되었다.
땅에 사는 용들의 가장 큰 꿈은 승천이다.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용은 평소에는 물을 가까이 하고, 비바람 속에서 승천을 한다.
푸른 산의 청룡은 승천을 기다리고 있었고, 황룡은 청룡의 뒤를 이어 승천을 이루고자 하였다.
용들은 맑은 물이 있는 샘이나, 우물 등에서 하늘길을 찾아 승천을 하는데 예산의 대표적인 하늘길은 후사리에 있는 ‘용고랑’이라 불리는 한
우물로
예산의
용들은 ‘용고랑‘을 찾아 승천을 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승천할 날이 다가오자 청룡은 용고랑을 찾아 갔다.
드디어 청룡이 용고랑을 찾아 하늘로 뻗은 골짜기를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청룡이 여의주를 입에 물고 온 힘을 다 하자 청룡의 머리가 검은
구름을
뚫고
몸이 하늘로 올라섰다.
그때 뒷골에 사는 거먹(검은)치마를 입은 아낙네가 그만 청룡의 몸을 보고 말았다. 누구에게도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하늘의
명을
어기게 된
청룡은 기운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청룡이 떨어지는 모습에 놀란 거먹치마를 입은 아낙이 후회를 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승천에 실패한 청룡의 힘은 약해졌다. 승천에 좌절한 후 다시 힘을 기르던 청룡은, 다음 승천을 기다리던 황룡과 함께 힘을 모아 용고랑에서
승천을
하기로
약속하며 때를 기다렸다.
그런데 예산에서 승천할 날을 기다리던 청룡과 황룡에게 시련이 다가왔다. 시간이 흐르며 용이 살던 논과 밭, 산이 줄어들고, 용이 편하게 쉬고
놀며
에너지를
충전하던 샘과 우물, 물길이 줄어들었다.
예산의 두 용은 갈 곳을 잃었고 슬퍼져서 땅 속 깊이, 산 속 깊이 들어가 버렸고, 사람들도 점점 청룡과 황룡을 잊어 갔다. 용이 우리들의
기억에서
지워질수록 예산에는 점점 비가 적게 오고 가문 날이 많아졌다.
그런데 신기하게 용고랑에는 많은 물이 흘러내려 소(沼)에는 늘 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그래서 땅속 깊이 숨었던 청룡과 황룡은 다시 용고랑을
찾아
그
안에서 승천의 날을 기다리게 되었다.
용고랑에서 하늘로 날아오를 만큼 충분한 힘을 키운 청룡과 황룡은 다시 승천을 하기로 했다. 또한 옛날에 청룡의 승천 실패를 마음 아파한 뒷골
사람들의
"용이 승천하는 날에는 절대 검은 치마를 입지 않고 밖으로 나오지도 않겠다.”는 약속이 있어 더욱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용고랑에서 청룡과 황룡이 다시 승천에 도전하던 날, 폭풍우로 온 세상이 날아갈듯 하던 날, 의기투합한 청룡과 황룡은 용고랑에서 서로 몸을
기대고
하늘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거센 비바람에 하늘과 땅이 맞닿는 순간, 드디어 청룡과 황룡은 용고랑의 골짜기를 따라 하늘로 몸을 날렸고 무사히 하늘길을 뚫었다.
청룡과 황룡의 승천은 용고랑에 강한 생명력의 에너지를 남겨 힘찬 기운이 넘치는 곳이 되었다.
그 후로 용고랑에서 내려오는 물의 양이 점점 많아 졌고, 사람들은 더 많은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예당호를 만들어 가뭄을 극복하고 풍년을
약속하고자
했다.
예당호가 완성된 후로는 언제나 맑은 물이 가득 차 있는 예당호의 물이 흘러 예산의 곳곳을 적셨다. 그러자 가뭄이 해결되고 예산의 땅이 점점
비옥해지며
건강하고 신선한 농작물이 생산되었다. 또 예산의 산이 더 울창해졌고, 용들뿐만 아니라 많은 새들과 동물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물속에서 자유롭게 다니며 힘을 되찾은 용들이 비를 자주 오게 하니 예산의 논과 밭은 더 풍요로운 땅이 되어갔다.
또한 하늘길이 남아있는 예산은 승천을 염원하는 용들이 아끼고 보호하는 곳으로서 용들의 사랑으로 더욱 살기 좋고 평화롭고 풍요로운 고장이
되었다.
이에 용이 승천한 용고랑에 청룡과 황룡을 기억하는 조형물이 세워졌습니다. 두 용이 간절한 소망과 노력으로 승천을 이룬 용고랑에서, 나와 우리의 간절한 소원을
빌고
예산에서 승천한 두 용이 남긴 힘찬 기운을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